영화소개
'너의 모든 것'은 로맨스 장르처럼 시작하지만 점점 스릴러의 면모가 드러납니다. 주인공 '조 골드버그'의 목소리는 얼핏 들으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비밀스러운 고백 같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긴장감을 더하는 요소가 됩니다. 이 드라마는 과한 집착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가감 없이 보여줍니다.
캐롤라인 켑네스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너의 모든 것'은 2018년 처음 방영되었습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건 넷플릭스를 통해서입니다. 아나모픽 렌즈를 활용한 인물의 심리 표현과 실제 뉴욕에서 촬영한 이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몰입감을 줍니다. '조'를 연기한 펜 배즐리는 그가 단순히 주인공이 아닌 복합적인 인물이라고 인터뷰한 바 있습니다.
줄거리
조 골드버그는 독서가 취미인 서점 매니저입니다. 얼핏 보기에 그는 조용하고 친절한 평범한 남성이지만, 그의 시선과 심리는 항상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조는 '귀네비어 벡'이라는 여성에게 한눈에 반하고 맙니다. 벡과 대화를 하게 된 조는 그 짧은 사이 많은 것을 스캔하며 벡의 말투는 표정은 물론 행동에서 나오는 미묘한 습관까지 빠짐없이 기억합니다. 조는 치밀한 계획을 통해 벡에게 접근하며 우연인 것처럼 연기합니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녀의 인간관계와 취향을 세밀하게 연구하고 기억합니다. 그녀에 대한 모든 정보를 그녀와 가까워지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며, 일반인이 보기에 소름 끼칠 정도로 모든 순간순간을 설계합니다.
벡은 사실 이미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남자친구 벤지는 성공한 인생처럼 보이지만 사실 거만하고 무례합니다. 조는 그런 벤지는 벡을 만날 자격이 없다고 판단하고 그를 벡의 인생에서 지워버립니다. 조는 계속 벡에게 다가가고 둘은 결국 연인이 되지만, 평범하지 못한 연애를 합니다. 벡의 친구인 피치조차 조는 제거대상으로 생각합니다. 피치는 부유하고 영향력 있는 인물로 마찬가지로 벡에게 집착합니다. 그녀는 조와 대립하며 벡과 도망칠 계획을 세웁니다. 피치와 조의 신경전은 갈수록 심해지고 결국 서로 대치하게 됩니다. 그리고 피치는 조에게 패하며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조는 계속 벡의 모든 순간을 통제하며 원하는 대로 이끌고 가려 합니다.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이를 스토킹 하며 집착하는 조의 모습은 굉장히 모순적입니다. 남자친구와 절친을 잃은 벡은 조에게 완전히 마음을 열지 못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조는 보호라는 명목 아래 더욱더 벡을 통제합니다. 어느 날 벡은 조의 집에서 그가 숨겨놓은 자신의 물건들을 발견합니다. 그제야 벡은 지금까지 조가 자신에게 계획적으로 접근했으며 벤지와 피치의 죽음 뒤에 조가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충격을 받은 벡은 조에게서 벗어나려 하지만 결국 죽음을 맞게 됩니다
이후, 조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서점 매니저 생활을 계속합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서점에 한 여성이 나타납니다. 조는 처음에 이성으로서 그 여성에게 관심을 가지지만, 놀랍게도 그 여성은 조의 전 여자친구였습니다. 둘이 마주치는 장면을 마지막으로 이야기가 끝나지 않음을 암시하며 시즌1이 끝납니다.
총평
표면적으로는 그저 스릴러처럼 보이지만, 작품을 감상할수록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권력관계와 통제, 그리고 합리화에 대한 예리한 통찰이 드러나는 심리극입니다. 활기 찬 뉴욕의 밝은 배경과 대비되는 등장인물들의 어두운 내면은 시청자들에게 몰입감을 줍니다. SNS를 통한 사이버 스토킹 또한 이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데, 실제로 많이 쓰이는 SNS인 만큼 사이버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주기도 합니다.
주인공은 범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오히려 '착해 보이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배우의 열연을 통해 이런 사람들이 사실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작품을 보는 내내 느끼게 됩니다. 특히, 낮고 차분한 목소리의 내레이션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파고들고, 범죄조차 동조하게 만드는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조의 행동이 잘못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때때로 그의 합리화에 설득당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다른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그의 관점으로 설득하기 때문입니다. 시청자들은 이런 현상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더 깊게 몰입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