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가장 안전한 음료, 물
돌이 지난 아기에게 가장 적합하고 안전한 음료는 물입니다. 물은 체온을 조절하고 신진대사를 돕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성장기 아기에게는 중요합니다. 아기는 생후 1년 동안에는 주로 모유나 분유로 수분을 보충하지만, 돌을 기점으로 점차 다양한 음료를 접하게 됩니다.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달콤하거나 자극적인 음료보다 맑은 물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분 섭취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물은 칼로리가 없어 체중 증가 걱정이 없고, 치아 건강에도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또 아기 스스로 컵을 잡고 마시는 연습을 할 때 가장 좋은 음료이기도 합니다. 다만 주는 방법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너무 차갑거나 뜨거운 상태는 피하고, 미지근한 온도로 제공하는 것이 아기의 위장과 치아에 무리가 없습니다. 수돗물을 그대로 주기보다는 정수기를 거치거나 끓였다가 식혀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며, 생수는 아기의 연령과 맞는지 라벨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루에 어느 정도의 물이 필요한지는 체중과 활동량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500ml 정도를 나누어 마시면 충분합니다. 음식에서 수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억지로 많이 마시게 할 필요는 없고, 아이가 원할 때 자주 소량으로 주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또한 음료 습관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먼저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기도 자연스럽게 따라 하게 됩니다. 물을 중심으로 한 건강한 습관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돌 이후 시점에서부터 올바른 음료 선택 기준을 세워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리차와 같은 곡물차의 장점과 주의점
물 다음으로 자주 고려되는 음료는 보리차입니다. 곡물을 우려낸 보리차는 구수한 향과 은은한 맛 덕분에 아기가 거부감 없이 마시기 쉬운 편입니다. 무엇보다 카페인이 없어 아기에게 안전하게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입니다. 또한 수분 보충뿐만 아니라 미네랄 성분이 소량 포함되어 있어 다양한 영양소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보리차가 물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루 종일 보리차만 제공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으며, 기본 수분 공급은 반드시 물을 중심으로 하고 보리차는 맛의 다양성을 위한 보조 음료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진하게 끓여 제공하면 곡물 성분이 아기의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연하게 우려내는 것이 안전합니다. 처음 제공할 때는 소량으로 시작하여 알레르기 반응이 없는지 살펴본 후 점차 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보리차가 소화에 도움을 주거나 변비 예방 효과가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물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따라서 부모님들이 기대하는 효능보다는 아이가 다양한 맛을 경험하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보리차 외에도 현미차, 옥수수차 등 곡물 차를 소량 번갈아 제공하는 것도 아이에게 새로운 경험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카페인이 함유된 녹차나 홍차는 아기에게 적합하지 않으므로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곡물 차는 간간이 제공하는 부가적인 음료일 뿐, 아기의 기본 음료는 언제나 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합니다.
아기에게 주스도 먹여도 될까
돌 이후 아기가 맛을 접하게 되는 음료 중 부모님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이 주스입니다. 주스는 과일에서 비롯된 천연 당분이 들어 있어 달콤하고 마시기 쉽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충치, 체중 증가, 소화 불량과 같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스는 수분 보충을 위한 음료가 아니라 ‘간식의 일부’라는 인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시판되는 제품의 경우 100% 과일 원액이라고 표시되어 있어도 실제로는 농축된 당분이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첨가당, 인공 향료, 보존제가 들어간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가능하다면 집에서 직접 과일을 갈아 소량의 물과 섞어 희석한 뒤 제공하는 방법이 안전합니다. 제공할 때는 한 번에 많은 양보다는 50~100ml 정도 소량만 주는 것이 적당합니다. 또한 하루 한 번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오렌지, 사과, 배, 포도 등은 아기들이 좋아하는 대표적인 과일이지만, 산도가 높은 과일 주스는 속에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희석 비율은 과일 주스와 물을 1:1 또는 2:1 정도로 맞추어 주면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주스는 특별한 날이나 외출 시, 또는 밥과 밥 사이의 간식 시간에 주는 것이 가장 적절합니다. 이처럼 제한적으로 주스를 활용하면 아이는 다양한 맛을 경험하면서도 건강한 음료 습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부모가 먼저 ‘물은 언제나 기본’이라는 원칙을 세워주는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아이는 단맛만을 너무 찾지 않고, 균형 잡힌 음료 습관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