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소개
2004년 3월 19일 개봉한 이 영화는 로맨스 장르면서도 SF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비슷한 유형으로 인간과 인공지능의 사랑을 소재로 한 '허(Her)'가 있습니다. 처음 감상하는 관객은 난해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독특한 연출이 특징이고, 원작 소설이 없는 오리지널 작품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최고의 이별 영화'라며 인생작으로 뽑고 있습니다. 감독 미셸 공드리(Michel Gondry)는 독창적인 감각과 영상미로 유명한데, 이 영화 또한 몽환적이면서도 감성적입니다.
줄거리
주인공 조엘은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로, 기차를 타고 몬탁 해변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같은 기차를 타고 있던 클레멘타인은 파란색으로 염색한 머리카락 색에서 알 수 있듯이 개성 넘치고 외향적인 성격입니다. 둘은 처음 만났지만, 이상하게 서로에게 끌리고, 자연스럽게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많은 연인들이 그렇듯이 그들도 갈등을 겪게 되었고, 점점 다툼이 잦아졌습니다.
조엘과의 갈등에 지친 클레멘타인은 기억을 지워주는 회사 '라쿠나'를 찾아가 조엘과의 추억을 모두 지워버립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조엘은 이 사실을 알고 복잡한 감정을 느낍니다. 자신과의 기억을 혼자 없애버렸다는 것에 대한 배신감과 더 이상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클레멘타인의 모습에서 슬픔을 느낍니다. 힘들어하던 조엘은 자신 또한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을 지워버리기로 결심하고 '라쿠나'에 갑니다. 담당 의사 '하워드'는 조엘에게 클레멘타인과 관련된 모든 물건을 준비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병원 직원 '스탠'과 '패트릭'은 함께 조엘의 집에 가서 '조엘'이 자는 동안 기억 삭제 작업을 시작합니다.
조엘의 몸은 잠들어 있지만 뇌는 깨어 있어서 시시각각으로 제거되는 클레멘타인과의 기억을 보게 됩니다. 처음에는 괜찮았지만 점점 눈앞에서 사라지는듯한 연인의 모습에 조엘은 마음이 바뀝니다. 그녀와의 기억은 괴로움뿐만 아니라 행복 또한 가득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조엘은 머릿속에서나마 클레멘타인을 구해보려 하지만, 기억삭제 작업에 의해 점점 사라집니다. 이 장면에서 연애를 경험한 많은 관객들이 공감하며 같이 슬퍼했습니다.
메리는 '라쿠나'의 직원입니다. 그녀는 하워드에게 마음이 있어 잘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사람들의 기억을 지워주는 하워드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는데, 메리는 예전에 하워드와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지만 하워드가 유부남이어서 그 사랑을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에 메리의 기억을 지웠던 것입니다. 하지만 기억을 지운 후임 지금도 하워드를 다시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 메리는 현실을 깨닫고, 지금까지 기억을 지운 고객들에게 '당신은 기억을 지웠다'라는 사실을 알립니다.
총평
사랑하는 사람과의 기억을 지운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사랑이 괴롭게 끝났다면 기억을 지우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이터널 선샤인'은 독특한 연출 방식을 통해 그 두 가지 마음이 공존하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영화 속에서 조엘과 클레멘타인은 기억을 지웠지만 둘은 결국 다시 만납니다. 영화 초반에 등장했던 기차 씬은 사실 기억을 지운 후의 시점입니다. 방금 만난 서로에게 왜 마음이 끌리는지, 영화의 결말까지 보고 나면 이해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로맨스영화이지만 굉장히 철학적이기도 합니다. 사랑했던 기억이 없어진다면, 다시 그 사람과 사랑에 빠질 수 있을까요? 기억을 아무리 지워도 같은 사람이라면 다시 사랑하게 될까요? 영화를 봤다면 이런 질문을 소재로 토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실제로 '이터널 선샤인' 개봉 후에 기억과 감정에 대한 심리학자들의 연구가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2004년 개봉 당시에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지만, 오히려 시간이 흐르면서 그 작품성을 점점 인정받았습니다. 2005년에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작으로 꼽는 영화입니다. 하지만 시간 순으로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다소 난해하게 느껴져 호불호가 갈리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