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개
2014년 3월 8일, 역대급 타임루프물 영화가 개봉했습니다. '타임루프'란 한 시간대 내에서 계속 반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설명하자면, 이야기의 끝이 다시 이야기의 시작과 이어진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단편소설 'All You Zombies'가 원작으로, 시간여행이 가능한 요원이 과거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입니다. 소설 또한 독특한 설정과 반전으로 유명합니다. 영화 '타임 패러독스'는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새로운 해석을 더했습니다. 에단 호크, 사라 스누크가 출연하였으며 비슷한 장르의 영화로는 '인터스텔라', '프리퀀시' 등이 있습니다.
줄거리
주인공 '존'은 비밀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으로 시간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뉴욕의 테러범을 잡다가 폭발에 휘말리고, 얼굴에 큰 부상을 입어 피부 이식수술을 받게 됩니다. 휴식 기간을 갖게 된 존은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수술한 부위의 붕대를 풀어보는데 예전과 완전히 다른 얼굴을 갖게 된 것을 알게 됩니다. 존은 새로운 임무를 받게 되는데, 바로 새로운 요원을 영입하는 일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존은 다시 시간여행을 시작합니다. 1970년으로 이동한 존은 어떤 술집에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한 남자와 '닭과 달걀 중 어느 것이 먼저일까'에 대한 토론을 하며 대화를 합니다. 남자는 본인을 작가라고 소개하며 과거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실 그 남성은 과거 '여성'이었기에, 이야기는 '제인'이라는 여자아이가 고아원 문 앞에 버려지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제인은 지적인 소녀로 성장하지만,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됩니다. 또래보다 힘이 셌던 제인은 여러 다툼에 휘말렸고, 이 때문에 입양되지 못한 채 고아원에서 성인이 됩니다. 어느 날, '스페이스 스코프'라는 곳에서 로버트슨이 찾아와 제인에게 승무원에 도전해보라고 제안합니다. 그곳에서 훈련을 받은 제인은 우수한 성적을 받지만, 최종 심사에서 불합격하고 맙니다.
당장 생계유지가 급했던 제인은 가정부 일을 하며 돈을 벌게 됩니다. 밤에는 학교를 다디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한 남자와 부딪치는데 그 남자와 사랑에 빠집니다. 하지만 남자는 갑자기 제인을 떠나고 임 신중이었던 제인은 큰 배신감을 느낍니다. 이후 아이를 출산한 제인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남녀의 생식기를 모두 가지고 있었고, 출산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남성 생식기만 남아 앞으로 남성으로서 살게 된다는 말을 듣습니다. 제인은 이 충격을 극복할 새도 없이 신생아실에서 제인의 아이가 납치되는 사건이 벌어지고, 결국 아이는 찾지 못합니다. 이후 완벽히 남성으로 변하는 수술을 마친 제인은 이름을 존으로 바꾼 뒤 작가로 살아갑니다. 여기까지가 존이 들은 이야기입니다.
존은 남자에게 당신을 임신시킨 그 배신자를 찾아주겠다고 약속하고, 남자는 존을 따라 시간여행을 합니다. 존과 함께 1963년도에 도착한 남자는 과거의 제인을 만나고, 제인을 임신시킨 남자가 본인임을 알게 됩니다. 사실 제인이 낳은 아이도, 제인도, 남자도 모두 동일 인물이었습니다. 심지어 존이 쫓고 있던 뉴욕의 테러범 또한 본인이었습니다. 결국 제인, 존, 테러범은 스스로의 자식이며 부모이고, 이 순환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반복됨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납니다.
총평
'타임 패러독스'는 타임루프물이 고질적으로 갖고 있는 '할아버지 역설'을 꽤 잘 풀어낸 작품입니다. '할아버지의 역설'이란 시간 여행자가 과거에 돌아가 시간 여행자의 아버지가 태어나기 전에 시간 여행자의 할아버지를 죽이면 시간 여행자는 태어날 수 없고, 그렇다면 시간여행자가 시간여행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역설입니다. 과거를 바꿀 수 있다고 가정했을 때 생기는 논리적인 문제입니다. '할아버지의 역설'을 피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데, 이 역설을 오히려 잘 활용하여 훌륭한 스토리를 개발하였습니다.
충격적인 반전 또한 이 작품의 특징인데, 영화가 전개되는 동안 꽤 많은 힌트가 나옵니다. 그래서 SF영화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결말을 보기 전에 어느 정도 예상했을 수도 있습니다. 특히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영화를 좋아한다면 맞추기 쉬울 수도 있으나, 그 점을 감안해도 흥미롭고 독창적인 영화이기 때문에 감상을 추천합니다. 과거, 현재, 미래를 동시에 살아가는 자의 혼란스러움을 공감할 수 있도록 잘 표현했고, 인생의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도 많이 나오기 때문에 꽤 철학적인 작품입니다.